멋지고 재밌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 내 눈에 정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종류의 사람들을 볼 때 나는 정말로 그들을 부러워했다. 과거의 내가 그랬고, 지금의 나도 그러지 않기 위해서 매 순간을 노력하고 있다. 이는 죽기 전까지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어쩔 때는, 그 부러움에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은 때에 나는 부럽다는 이유만으로 울고, 죽음을 생각하곤한다. 나는 어떻게 해도 저런 인간이 될 수 없을 거라는, 저런 종류의 좋은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없으리라는 단정을 짓고 포기하고 만다.
보통 남에게 부러워하는 것들은 내면의 가치가 아니다.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것들을 부질없이 부러워하게 된다.
트랜스젠더는 특히나 그러기 쉽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시스젠더인 사람들을 정말 부러워했다. 어떻게 저 사람은 저렇게 멋질까, 예쁠까, 아름다울까, 옷도 저리 잘 어울리는 걸까, 그런 종류의 별다른 답이 없는 문제를 떠올리곤 한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에, 나도 저런 이미지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몰두하게 된다. 발전적인 벤치마킹이 되지 못하고, 자책하고 포기하는 종류의 비교를 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매일 새롭게 결심한다. 나의 고민이, 내가 트랜스젠더라서 하는 고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인스타그램이나 SNS를 보며 때때로 무한한 자기비교의 늪에 빠지리란 생각을 한다. 나는 남들과 다르지 않으며, 나 또한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리라 여긴다.
내가 부러워하는 그들이 어떤 삶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 지, 그들의 삶에서 가치 있는 것은 어떤 것인지,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그런 것들을 얻어냈는지 고민하지 않고 편의적으로 내가 원하는 몇 가지 요소만을 대상화하고 갈망하는 일을 그만두겠다.
나는 함부로 부러워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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